Marche@2018

[리뷰] 농부시장포럼 2018 – 사람, 시장, 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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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1월 23일, 혜화역 부근 공공그라운드에서 ‘농부시장 포럼 2018 – 사람, 시장, 동네’가 열렸습니다. 클릭 몇 번이면 무엇이든 집까지 배송이 되는 시대에 “농부시장이 지속 가능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고민을 가지고 있는 전국의 농부시장 기획자, 생산자, 유관 기관 담당자들이 모인 것만으로도 든든한 시간이었습니다. 각자 안고 있었던 농부시장 공통의 고민과 과제를 함께 나누었던 그날의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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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세션에 앞서 참가자들은 등록을 하고 명찰을 받으신 후 포럼 참여자들은 ‘네트워킹 지도’ 앞으로 모여들었습니다. 이번 포럼에 어디에서 어떤 분들이 오셨는지, 그리고 누구와 어떻게 만나고 싶은지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각자 소개와 고민을 적었습니다. 우리가 어떻게 연결 될 수 있을지, 앞으로 나눌 이야기를 상상 하는 것만으로도 좀더 친밀감이 느껴졌습니다.

 

 

 

 

 

Section 1. 농부시장의 오늘

 
발표1_한국 농부시장의 현황과 과제

: 허남혁, 푸드시스템 연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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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학자이자 푸드시스템 연구자이신 허남혁선생님께서 포문을 열며, 로컬푸드 운동에서 시작된 ‘ Farmers market’ 농부시장의 개념과 중국, 일본, 한국 농부시장의 현황들에 대해서 소개해 주셨습니다.

 

글로벌한 푸드 시스템과 식품 기업들이 공장에서 만들어낸 먹거리에 대한 대안이라는 새로운 욕구에도 충족이 되고 농민의 입장에서도 안정적 판로를 갖을 수 있다는 양쪽의 수요가 맞아 떨어진 결과로 시작된 ‘농부시장’. 현재 전세계 도시에서 먹거리정책과 계획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이러한 활돌들이 농민과 소비자의 직거래를 토대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해주셨습니다.

 

어떻게 하면 농부시장이 지역 공동체로 확장될 수 있을지, 지자체마다 만들고 있는 푸드플랜 속에서 농부시장은 어떤 위치를 가질 것인지, 전국적인 농부시장 조직의 필요성 그리고 로컬푸드운동과 제로웨이스트 운동이 어떻게 함께 갈 수 있을지 등 농부시장의 다음 걸음에 대한 질문과 고민을 짚어주셨습니다.

 

 

 

 

 

 
발표2_대만 농부시장으로부터 듣는다  

: Amos, NCHU organic farmers’ mark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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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에서 중부에서 제일 큰 도시 타이중에 자리잡은 대만 최초의 ‘유기농 농부시장’ NCHU 의  매니저 양 웬젠 Wen-Jen Yang (Amos) (이하 아모스)님이 멀리 대만에서 와주셨습니다. 오래 전부터 농부시장이 지역마다 형성되어 있는 나라의 사례를 들으니 흥미로운 점이 많았습니다.

 

NCHU는 2007년 9월에 시작하여 매주 토요일 8시부터 12시까지 열립니다. 대만의 파머스마켓은 크게 유기농 인증을 기준으로 하는 시장과 소비자와 생산자의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두가지 유형의 시장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운영 방식에 있어서는 모든 경비를 농민 스스로가 조달하고 분담하는 자력갱생형과, 관련 기관에 지원을 받는 방식, 기업이 운영하는 방식으로 나뉜다고 합니다.

 

아모스가 일하는 NCHU 는 바로 첫번째, 농민 자치 조직이 자립적으로 운영하는 농부시장입니다. 모든 관리와 운영 규칙은 농민들이 직접 결정하고 매니저는 농민들의 자치적인 결정을 지지하고 실무를 운영하는 것 이라고 합니다. 시장 운영 주체인 농민들이 스스로 일정 경비를 거두어  매니저를 고용하는 형태인 것이죠. 대학의 공간을 고정적으로 사용하면 모든 집기를 보관했다가 농민들이 스스로 펼치고 접기 때문에 고정 비용이 크게 들지 않아 가능한 일이기도 합니다.

 

이곳을 이용하는 손님들 중 구매량이 많은 손님들을 VIP 회원으로 따로 관리하는데 그 수가 무려 2500여명이 된다고 합니다. 이 회원의 50% 이상이 농부시장이 열리는 학교 주변에 살고 있는 주민이라고 해요. 안정된 공간에 든든한 소비자 지원이 있어 더 튼튼한 시장이 될 수 있는 것이죠.

 

이외에도 농가방문, 식농교육, 어린이 교육 등 지역과 관계를 맺고 있었습니다. 어린이집과 연계하여 8주간 아이들이 스스로 농사를 짓고 마켓에서도 판매해보는 교육 프로그램이 굉장히 인기로, 아이들의 참여 뿐 아니라 학부모의 참여도도 높아지고 마켓에 충성도 높은 소비자로 연결되기도 한다고 해요. 세대를 아울러 함께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드는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포럼 참여자들의 적극적인 질문 덕분에 더욱 즐거웠던 대만 파머스마켓의 발표였습니다.

 

 

 

Section 2. 새로운 농부시장의 목소리

 

이번 포럼은 올여름부터 ‘아름다운재단-변화의 시나리오’ 지원을 통해 세 지역의 농부시장들을 만나며 기획을 더욱 구체화하였습니다.

 

앞서 하고 있었기에 이후 생겨나는 다른 지역의 시장들에게서 많은 질문과 다양한 요청을 받던 마르쉐는 과연 우리가 하고 있는 방식이 다른 지역에도 도움이 될까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더욱 지역의 현장을 보고 싶었고 그곳에서 열리는 시장을, 그를 만드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었습니다. 올여름부터 가을까지, 지역의 시장을 방문하고 만나며 결국 답을 찾기 보다는 서로 ‘우리가 하는 고민은 비슷하구나. 이렇게 함께 고민하는 동료가 있어 반갑다.’는 마음을 많이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러한 마음을 나누며, 앞으로도 다양한 시장들이 각 지역에 맞는 자신들만의 방법을 찾아나가며 건강하게 지속하길 응원하며 두번째 섹션이 시작되었습니다.

 

 

 

발표1_ 당장, 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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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는

충남 당진의 우리동네 농부 만나는 날 ‘당장’의 기획자 권민진씨의 발표였습니다.

 

올해 시작하여 총 3번의 시장을 연 ‘당장’은 농부가 직접 기획 과정을 함께 했다는 점이 특별합니다. 20여회가 넘게 구성된 긴 과정에 생산자들이 빠짐없이 만나 함께 공부하며 준비했다고 해요. 다같이 다른 시장들도 견학하고, 소비자들의 욕구도 파악하며 당진이 원하는 시장을 실현 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합니다. 농부들이 직접 만들어가는 대만의 사례 이후에 들어서, 스스로 시장을 만들고자 하는 당진의 농부들 이야기가 더욱 흥미롭게 들렸습니다.

 

무엇보다도 ‘당장’이 순조롭게 시작하고 해온 데에는 관련 농업기술센터 담당 공무원의 조력이 크다고 합니다. 기존의 직거래 장터와 농부시장의 차이점을 설명하는 것부터 어려움에 부딪히곤 하는 여타의 다른 행정들과는 달리, ‘당장’의 담당 공무원은 자발적으로 ‘우리 지역에도 이런 새로운 시장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라며 먼저 시작을 도왔고, 적극적으로 협력하며 오셨다고 합니다. 실제로 마르쉐와 같이 만났던 교육모임때도, 시장 현장에서도 동분서주 일하시는 담당 공무원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농부들과 담당 행정이 서로 선순환하며 만들어가는 ‘당장’의 내년이 기대됩니다.

 

 

 

발표2_ 화들장,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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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천구 우리동네 커뮤니티 센터에서 매주 화요일에 들판에서 나는 것들을 만나는 시장 ‘화들장’의 김선정 이사장님의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작년부터 열린 ‘화들장’은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가족들의 장을 보는 기간을 고려해 주1회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셨데요. 제일 힘들었던 것은 농민들을 섭외하는 것이었는데, 처음 열리는 시장이고 새로 생긴 공간이라 사람 유입이 별로 없어 농부들의 수익이 보장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안정적인 공간이 있고 운영하고자 하는 마을 활동가와 끈끈한 지역네트워크가 있다는 장점을 바탕으로 2017년 4월 부터 매주 시장을 열어 오셨습니다. 매주 시장은 연다는 것에 다들 박수를 보냈지요.

 

소비자나 생산자를 모으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는 한편, 기본적으로 운영이 가능했던 건 자원봉사자들 덕분이었다고 해요. 농부들이 가져온 농산물이 판매되지 않고 남아도 돌려보내지 않고 가능한 다 소비하기 위해 매주 시장이 열리는 날마다 점심 식사를 준비하는데, 모두 자원봉사자들의 손으로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좋은 재료로 정성껏 만들어 저렴하게 판매하는 이 점심 식사는 이제 지역주민들에 굉장히 인기가 높답니다.  

 

‘화들장’은 정기적으로 사람을 모이게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답니다. 농민과의 만남은 간적접인 농사 경험이 되고 제철 농산물과 만남으로써 자연스럽게 식습관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지요. 이사장님은 먹거리를 도시사람들에게 중요한 것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셨어요. 먹거리 관련 동아리 활동과 마을 부엌과 지역 공동체가 함께 섞여 더욱 더 단단하게 지속해나가는 화들장을 기대합니다!

 

 

 

발표 3 _ 꽃장, 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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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로

전주의 작은 골목에서 ‘꽃’을 주제로 시장을 만들고 있는 ‘꽃장’ 의 마지막 사례 발표가 시작되었습니다. 마을 주민들과 함께 시장을 만들고 있는 ‘꽃장’의 기획자이자 사진작가인 ‘장작’님의 발표입니다.

 

전주의 원도심 안 작은 골목, 주로 어르신들이 대부분인 이 동네로 이사 온 ‘장작’님은 집집마다 텃밭을 가꾸는 것을 넘어 버려진 화분, 다라이, 깨진 화분들에도 식물을 심고, 담장 밑으로 활짝 피어 있는 꽃에게도 꾸준히 물을 주고 가꾸시는 어르신들을 보고 꽃을 심는 것 외에도 같이 할 수 있는 것을 고민 하게 되셨다고 해요. 젊은 예술가들과 꽃을 매개로 이 마을 어르신들과 함께 놀아보자 마음 먹고 농사짓듯 장터를 열었다고 합니다.

 

삶의 경험치가 높은 어르신들께 생활의 기술을 전수 받는 마을 잔치라는 컨셉으로 어르신들이 직접 작업한 그림, 도예, 직조 작품 등으로 골목을 채우며 시장을 열어 오셨대요. 하지만 삼년째가 되니 이걸 계속 해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도 되셨다고 합니다. 완전한 독립을 꿈꾸며 최소한의 행정 지원만 받고 살아남는 시장을 하자고 하며 아무런 수익없이 활동한 예술가들이 있었거든요.

 

하지만 주민들도, 지역의 예술가들도 이 프로젝트를 통해 만나고 만들며 그 모든 만남과 시간이 모아지는 시장을 이어가고 싶은건 확실했습니다. 앞으로도 고민거리가 더 많아지겠지만, 어르신들이 스스로 농부가 되고 창작자가 되어 즐겁게 이어가기를, 그래서 꽃들이 만발한 이 예쁜 골목에서 시작된 ‘꽃장’이 동네 방네 점점 퍼져나가기를 기대합니다.

 

 

Section 3. 농부시장의 지속가능성을 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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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섹션은 한국의 농부시장이 당장 해결해야할 문제는 무엇일까,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가지고 4명의 패널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각자의 활동에서 우러나온, 농부시장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현장의 문제와 제안들을 함께 들어보았습니다.

 

기업과 지자체, 농과 식을 연결하는 브랜딩 일을 해오며 현장 경험이 많은 기획자 권민진 씨는 ‘당장’을 기획 진행해온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에서 시장을 만들때의 실제적인 어려움들과 함께 무엇보다도 기획자의 역할을 존중하고 인정해줘야 능력있는 기획자들이 지역에서 농부시장 일을 하고 싶어할 것이라고 말해주셨습니다.

 

고향인 괴산으로 귀농하여 농사를 짓고 ‘깨가 쏟아지는 마을’ 이라는 마을기업을 이끌며 3년간 ‘문전성시-움직이는농부시장’을 운영해온 김용자 농부님은 지역의 새로운 농부시장이 로컬푸드의 관점과 지역에 연고가 없는 귀농귀촌자들의 만남으로도 우선 의미가 있다는 점을 짚어주셨어요. 또한 지역에서 농부시장을 만들 때에 소비자와 생산자의 참여 부족과 행정의 무관심을 넘은 비협조로 인한 어려움에 대해서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농업의 무대를 도시로 넓히는 다양한 컨텐츠 사업을 하고 계시는 사단법인 도농문화콘텐츠연구회의 대표이자 DDP에서 얼굴있는 농부시장 ‘얼장’을 하시는 홍천기 대표님은 무엇보다도 농부시장의 공간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아 미래를 위한 투자도 힘든 현실을 짚어주셨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시장을 운영하는 기획자들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하셨지요.

 

안전한 먹거리에는 건강한 농사가 있다고 생각하시는 장영주 국회입법조사관님은 법과 법이 충돌되는 많은 고민 지점 속에 농부시장이 있지만 앞으로는 소농들에 대한 지원책이 늘어날 것 이라며, 농부시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조례나 지속가능한 시장이 되기 위한 제도적 방안 등을 함께 고민해주셨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다각도로 농부시장의 현실에 대해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미래에 대해 좀더 상상해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네트워킹파티 

 

정식 포럼은 마무리 되고, 사전 신청자들과 함께 좀 더 가까이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네트워킹파티가 시작되었습니다. 마르쉐@ 농부팀인 ‘들풀한아름’이 정성스럽게 준비한 저녁 밥을 먹으며 각 지역의 농부시장 기획자, 생산자, 관계자, 기관들이 함께 만나 서로를 소개하고 앞으로의 사업이나 활동에 대해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맛있는 시간이 깊어가고, 여기저기서 반가운 인사와 새로운 만남이 이루어졌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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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짧아 아쉬웠던 포럼을 마치며, 아쉬워야 다음에 또 만나고 싶은 거라고 웃으며 헤어졌습니다. 이제야 농부시장들이 만나 같이 한발 나아갔다고 생각합니다. 각 농부시장들이 저마다의 모습으로 지속가능하고 동반성장할 수 있는 조례와 문화를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겠지요. 전국의 농부시장들이 돌아가며 주최가 되서 매년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솟기을 공유하고 뜨겁게 토론하고 함께 배우고 고민을 나누는 대만의 사례처럼, 한국의 농부시장들도 고민을 나누며 서로 힘을 받고 함께 스스로의 의미와 사회적 맥락을 짚어보며 다음 걸음을 모색하는 만남을 지속해나가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올해 농부시장 마르쉐와 서울 금천구 화들장, 충남 당진 당장, 전북 전주 꽃장과의 만남 그리고 마지막 농부시장포럼까지 일련의 과정은 ‘아름다운재단 2018 변화의 시나리오’ 지원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각 지역 시장들이 만나 나눈 고민과 그것에 대한 답을 찾아보려 여러 농부시장들을 초대해 이야기나눴던 포럼 이야기를 담은 책자가 곧 발간됩니다. 좀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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