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비원 오남도, 정광하 농부의 논산살이 이야기
[마르쉐@겨울모임 이야기] 마르쉐@는 시장이 개최되기 시작한 첫해 겨울부터 지금껏 매년 겨울과 여름에 시장을 대신해서 출점자들이 함께 모여 대화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지난 1월 8일의 마르쉐 겨울모임을 열며, 마르쉐@의 지난 한해를 돌아보고 지난해 출점팀들과 서포터즈들의 특별했던 경험을 나누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그날 오남도 농부님이 해주신
꽃비원의 논산 귀농 이야기를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원호의 생일잔치. 저희가 농사일이 바쁘고 시골에 살다보니 돌잔치를 챙겨줄 수 없었는데, 팜파티라고 하면 거창하지만, 농장에서 원호 생일잔치를 했어요. 이때도 마르쉐@를 통해 만난 친구들의 도움을 받았어요. 지민씨가 친구들과 같이 와서 요리를 도와주고, 아스튜디오 언니들이 장식을 도와주고.
저희가 무데기 마을이라는 곳에서 살고 있어요. 마을사람들과 어울려 지내는게 귀촌 생활에 있어서 순탄하게 지내는것을 크게 좌우하는데, 저희는 운좋게 마을에서 민박촌을 만들때 사이트를 만들어 달라해서 네이버 까페를 만들어드리고 마을만들기 사업을 할때 로고를 만들어드리는 등의 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졌고, 그러다보니 그분들이 저희에게 관심을 표하더라고요. 너희는 뭘 먹고 사는지, 가끔 상자 펼쳐놓고 꽃도 넣고 풀도 넣고 하던데 그게 뭔지 물어보시고. 저희는 제초제 화학비료 농약 안하고 농사 지어서 저희가 팔고 싶은 가격에 판매한다 했더니 본인들도 그렇게 하고싶다 하셔서, 작년에는 감자 한품목을 그렇게 너희처럼 건강하게 농사지어서 팔아보자 해서 저희가 판매를 도와드렸고, 올해는 감자, 고구마, 선비잡이 콩까지 종목을 늘렸어요.
작년 7,9,10월 논산시에서 지원을 받아서 3차례 시범적으로 ‘앞장서는 날’이라는 장터를 열었는데, 포스터도 출점팀인 ‘두더지손’ 작가가 도와줬어요. 논산에서 작은 장터들은 열렸었으나 요리와 수공예가 연결된 시장은 없었어요. 비를 맞지 않는 장소에서 열렸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해주셨어요. 이때도 마르쉐@ 출점팀인 ‘지향사’라든지, ‘아스튜디오’의 언니는 이미 귀촌을 해서 출점해 주셨어요. 마르쉐@ 출점팀이 온다고 했을때 인근의 대전이나 전주 등 도시에서도 마르쉐@를 가보고 싶은데 너무 멀어서 가볼 수 없었다며, 마르쉐@ 팀들을 만나고 싶어서 오는 손님도 많았어요.
작년 2월에 ‘꽃비원 키친’을 열었어요. 논산에 3년 정도 살면서 우리는 나름 농사를 즐겁게 짓고 있는데, 그런 먹거리에 대한 것이나 귀농 귀촌에 대해서 얘기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 생각했어요. 그런데 누가 공간을 주지는 않았기 때문에 마침 저희 동생들도 귀촌을 해서 같이 키친을 열고, 음식도 하지만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같이 만들면 좋겠다 해서, 요리 워크숍, 강연, 그리고 겨울에는 농부들이 한가한 시기라 보고싶은 책들을 주문해서 작은 도서관 형식으로도 운영하려고 하고요. 올해는 공유부엌 형식으로도 공간을 이용해 볼 계획이에요.
요리워크숍때도 강지민 요리사가 와서 많이 도와줬고, 식문화강연이나 소셜 다이닝도 마르쉐에서 손님으로 만난 요리사들이 친분을 유지하며 계속 같이 프로그램을 만들었어요.
귀농생활에서 가장 도움이 된 건 이웃들일텐데, 2년차까지도 아무도 없어서 외로웠는데, 재작년에 아스튜디오 막내언니가 논산에 내려오면서 아이들과 집수리도 돕고, 언니가 꽃수업을 하면 우리도 논산에 좀 더 살았다는 이유로 홍보도 도와줄 수 있었어요. 작년 3월에는 부모님과 동생들도 다 내려와서 저희는 서울에 이제 연고가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