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쉐친구들이 쓰는 12월 ‘마르쉐@1898명동’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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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고상석)

 

 

– 마르쉐친구들이 쓰는 12월 ‘마르쉐@1898명동’ 후기

 

마르쉐@ 식구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지난 한해는 마르쉐@에서의 즐거운 대화, 행복한 만남을 선물로 남겼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한해 2015년에도 우리들의 즐거운 이야기는 계속될 것입니다.

동지를 지나며 조금씩 해가 길어집니다.

두터울 것 만 같던 겨울의 시간들도 이젠 얇은 유리창처럼 말갛게 느껴지며 다가오는 봄을 상상하게 하는 때. 함께 지난 마르쉐@1898명동의 시간을 되돌아보며 2015년의 새로운 마르쉐를 꿈꿔봅니다.

 

지난 12월 20일 명동성당은 여러가지로  모험이었습니다. 낯선 장소 낯선 시간, 새로운 참가자들….

그래도 혹한 혹서기를 공원에서 보내는 고달픔이 컸던 터라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마르쉐@의 새로운 도전이라 할 수 있는 명동성당 1898광장에서의 마르쉐@ 실험에 많은 출점팀들이 함께 해 주셨습니다. 그 속 깊은 마음에 정말 감사한 시장이었지요.

기존 출점팀 이외에도 가톨릭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에 함께하시는 농부 요리사들, 그리고 농가생산물이 함께하여 더욱 즐거운 시장이었습니다. 가톨릭농부학교 출신의 농부님들이 곤드레나물과 된장 등을 가지고 함께하셨고 상주신의터농장, 남양주에서 빵을 구우시는 바오로님 등이 함께 해 주셨습니다. 마르쉐@의 기존 출점팀 중 말마는 가톨릭광주교구 홍안표 생산자의 무항생제흑돼지를 재료로 햄과 베이컨을 소개했고 스윗스튜디오 달디는 안동교구의 100%국내산 자급사료로 생산되는 우유를 재료로 이용했습니다. 이런 즐거운 만남은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보통 ‘우리농생협’이라고 하지요)가 다리가 되어 주셨습니다. 지면을 빌어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마르쉐@의 고마운 후원자 베이직하우스와 함께하는 따뜻한 나눔활동도 특별했던 마르쉐@였습니다. 베이직하우스는 마르쉐디자이너 레드튤립 이경화님과 멋진 에코커트러리를 제작했습니다. 그리고 제작원가에도 미치지 않는 금액에 에코커트러리를 판매하고 당일 판매수익금 전액을 마르쉐@의 나눔활동에 지원해 주셨답니다. 뿐만아니라 베이직하우스는 매장에서 판매되는 몇가지 방한용품을 준비해서 마르쉐@에서 1개가 판매될 때마다 스윗스튜디오 달디의 먹거리가 건강한 먹거리를 필요로 하는 어린 이웃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날 베이직하우스의 판매수익금 462,000원으로 구입한 먹거리들,  그리고 마르쉐@ 출점자들이 보태어준 건강한 먹거리들이 더해져서 선물박스를 가득 채울 수 있었습니다.  중증장애아동그룹홈 라파엘의집에는 유동식으로 이용될 수 있는 밤, 잣, 귤, 키위 등이 선물로 갔고, 저소득층 어린이들을 위한 메리워드 공부방과 북한이탈가정자녀그룹홈 성모소화의 집에도 케잌과 과자, 과일, 차 등이 전달되어 따뜻한 성탄절 간식으로 사용되었답니다. 작은 농부들이 정성껏 키워낸 먹거리들, 농가재료를 이용한 튼튼한 먹거리들이 이땅의 작은 이웃들의 식탁에 전달되는 기쁜 일이 일상속에서 이루어질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고민을 갖게 되는 경험이었습니다.

 

새로운 출점팀의 참여도 즐거웠습니다. 보성에서 오신 최혁봉농부님과 아내, 4명의 아이들은 그분들이 가지고 오신 참다래 만큼이나 건강하고 활기차게 시장에서 즐거운 만남을 이어가셨습니다. 고무마묵과 묵말랭이도 반응이 좋았구요.  또 군포개울건너밭 텃밭언니팀은 도시농부들의 겨울소일거리로 생산한 수제햄을 들고 나오셨어요. 햄베이컨 시식을 위해 이웃텃밭에서 난 앉은뱅이밀로 빵을 구워오셔서 인기가 많았습니다.

명동성당 1898광장에서의 하루는 녹녹치 않았습니다. 지리산자락에서 오신 농부님은 “눈발 날리더라도 공원이 좋아”라며 슬그머니 내복을 벗고 오셔야했고  새로운 공간에서 만나는 새로운 손님들의 낯선 질문에 즐겁기도 하도 생각할 거리가 많아졌다는 농부님도 계셨습니다. 춥지 않은 공간에 손님들이 엄청 많은 것은 아니라서 출점팀들이 서로 인사 나누고 돌아보며 대화하는 모습, 서로의 물건을 주고받는 모습이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덕분에 더 이상 마르쉐@는 많이 팔리면 좋고 적게 팔리면 나쁜 시장이 아니라 관계의 즐거움과 배움이 있는 시장이라는 생각, 그것이 마르쉐@의 지속가능성의 기초라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잘 알려지지 않은 날짜에 새로운 공간에서의 행사이다 보니 매출은 평소 혜화동보다는 조금 부진했습니다. 거기에 전기공급이 늦추어지면서 생긴 출점자들의 어려움과  주차에 따른 추가비용을 고려하여 이번에는 출점비를 받지 않았고, 지속가능기금도 30만원 이상 매출의 10%로 줄여서 출점자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덜어보려 노력했습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전기공급에 있었습니다.  제 시간에 전기공급을 못해 많은 출점팀들이 당황하고 당일 매출에도 심각한 타격이 있었지요. 마르쉐 친구들 입장에서는 출점팀들에게 너무나 죄송스럽고 송구한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놀라웠던 것은 이러한 상황에 대처하는 출점팀들의 자세였습니다. 모두 침착하게 기다려주셨지요. 출점팀들이 모두 오셔서 어려움을 호소하셨다면 정말 당황스러웠을 그 시간에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가능한 것들을 하며 묵묵히 기다려 주셨답니다. 많은 시간을 지체하고서야 전기는 공급되었고 이 일을 담당하고 있는 휴엔터테인먼트는 페이스북에 사과의 글도 올리시고 당일 비용에 대한 청구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해 오신 상태입니다. 마르쉐친구들은 마르쉐@와 동거동락을 하며 닥치는 어려움들을 제 일처럼 나서서 담당해왔던 휴엔터데인먼트에게 비용상의 책임을 묻기 보다는 확실한 재발방지책을 요청드릴 계획입니다. 그동안 휴엔터데인먼트는 기업활동이라기 보다는 마르쉐@ 시장의 중요성에 공감하여 매번 음향과 전기설비, 장비 등을 담당해왔습니다. 게다가 비용을 받지 않고 마르쉐키트의 보관까지 맡아온 마르쉐@의 묵묵한 후원자라는 판단에서 이런 결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한번 ‘휴’의 사과에 더하여 마르쉐@를 준비하는 마르쉐친구들의 미안한 마음을 출점팀 여러분께 전합니다.

특히 공연을 맡아주신 김해원X김사월님도 참 감사했습니다. 전기 사정으로 공연시간이 연기되었지만 불편한 내색 없이 시장을 즐겨주셨던 그 마음에도 감사를 전합니다.

1898광장 공간에서의 마르쉐@를 위해 노네임노샵은 3번이나 현장 방문을 했고 마르쉐체크를 독특하게 설치해 주셨습니다. 이번 시장에서 마르쉐체크는 출점자들의 짐을 가려주어 자칫 어수선해 질 수 있는 실내공간을 정돈해주고 손님들의 동선도 안내해 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공중에 높게 설치하여 장터의 즐거움을 표현하던 마르쉐체크가 이렇게 기능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 놀랍고 신기했습니다. 훌륭한 디자이너들과 그들의 손기술 덕입니다.

12월에는 마르쉐@가 1주 차이로 2번 열리고 바쁜 연말인지라 자원활동가 모집에 걱정이 되었는데요, 다행히 이번 장도 많은 자원활동가들이 함께해주었습니다. 마르쉐@는 늘 자원활동가와 서포터즈의 고마운 손길로 완성이 되지요. 특히나 이번 장에는 중 고등학교 학생들이 많았는데, 마르쉐친구들도 낯선 새로운 공간이라 함께 고생했습니다. 꼬박 하루, 긴 시간동안 열심히 활동해주는 자원활동가들이 없다면 마르쉐@가 어떻게 열릴까요. 참 고맙습니다.

 

새단장한 멋진 공간을 마르쉐@에 내어주신 가톨릭회관과 주변상가 분들에게도 감사한 맘입니다. 덕분에 진눈깨비 날리는 추운 날 따뜻한 마르쉐@선물 시장이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이 실험에 대한 마르쉐친구들의 결론을 말씀드리면 명동성당 1898광장은 많은 가능성을 가진 공간이라는 것입니다. 일단 악천후를 피할 수 있는 실내공간이라는 점과, 53개 출점팀에게 넓지는 않지만 필요한 공간이 제공될 수 있으며 명동성당의 신도 등 새로운 농부시장 손님들과의 만남도 가능한 공간이라는 가능성을 이번 시장을 통해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모쪼록 마르쉐@와 명동성당1898광장의 만남을 계기로 계절변수에 취약한 야외농부시장의 새로운 대안이 만들어질 수 있길 기대해 봅니다.

 

마르쉐@1898명동을 오후5시에 닫고 출점자들과 애쓴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둘러않아 짧은 뒷풀이를 했습니다. 정말 잠깐의 시간이었지만 한 해를 닫는 따뜻한 자리가 되었습니다. 많은 출점팀들이 나누어주신 맛있는 먹거리로 행복한 시간이기도 했답니다.

 

마르쉐@ 출점팀 모두 지난 한해 애쓰셨습니다. 새로운 한해 기대와 설렘만큼이나 불황의 그늘과 어려움도 감지됩니다. 어려운 때일수록 양처럼 서로에게 다가가 따뜻한 온기를 나누는 삶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마르쉐@가 자급하고 학습하는 건강한 시장공동체로 잘 성장하고 그 속에서 더불어 즐거운 우리이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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