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서울도시농업축제 <도시에서 이어가는 씨앗> + 마르쉐@혜화

2017년 11월 11일 토요일 11시~ 16시 서울시 종로구 마로니에공원

‘도시농부 이야기’ 전시 / 종일
‘한반도 16도 토종쌀 막걸리’ 시음대회/ 종일
‘토종 한 끼’ 요리 / 종일
‘이어가는 씨앗에서 밥상’ 전시 / 종일
‘연희 크루 진대’ 공연 / 12:00
‘도시농부와 토종쌀의 변신’ 워크샵 / 13:00
‘도시에서 이어가는 농사 이야기’ / 14:00

 

‘도시농부’는 누구를 뜻할까요? 작은 베란다 텃밭에서 옥상텃밭, 화단 한켠 작은 텃밭에서 주말농장 텃밭, 너른 노지 텃밭에서 비닐하우스까지… 도시와 도시 근교의 농부들은 다양한 농사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마르쉐@는 농農을 밀어내고 무한 팽창하는 도시 공간에서 씨앗을 심는 다양한 농부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서울 경기권에서 도시와 관계맺으며 농사를 이어가는 농부들을 모두 ‘도시농부’로 부르고 있습니다.
내 아이에게 건강한 밥상을 주고 싶어 농사를 시작한 엄마 농부, 동아리 활동으로 함께 농사짓는 학생 농부, 막연했던 꿈을 실현하고 있는 귀촌 농부, 벌레와 나누어 먹는 아마추어 농부, 주말농장 5평부터 시작한 작은 농부, 채집하고 요리하는 자매 농부, 도시 공간에서 꿀벌을 키우는 양봉 농부, 직접 재료를 키우는 요리사농부, 도시근교에서 오로지 농사일만 하는 전업농부 등 도시농업의 주체인 다양한 도시농부들의 이야기를 모아 글과 그림으로 전시합니다.

도시농부에게 묻는 시민들의 12가지 질문으로 인터뷰 설문을 진행하여 재구성하였습니다.
온라인에서는 인터뷰 전문을, <2017서울도시농업축제+마르쉐@혜화> 당일 현장에서는 전시를 보실 수 있습니다.

 

 

종합재미농장 _안정화

경기 양평군

 

 

저는 오랜 자취생활로 건강한 먹거리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회사 생활을 하며 재생종이 문제 등 여러가지 환경 문제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었죠. 언젠가 시골에 내려가서 자급자족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막연하게 생각했었는데 다행히 이 생각에 공감해주는 짝꿍을 만났습니다. 서울에서 친구들과 함께 텃밭을 가꾸고 농부 직거래로 농산물을 구매하고 마르쉐@ 같은 도시농부 장터를 이용해오다가 내가 생산하는 먹거리의 자급량을 늘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너무 젊다고 아직은 도시에서 일할 때라는 말들을 들으며 고민을 했지만 시도를 얼른 해봐야 아닐 때 돌아설 수 있을 것 같아 올해 양평으로 이사를 하고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습니다.
이사오기 직전에는 유럽여행을 다녀와 정규적인 직업 없이 이런 저런 아르바이트 일을 했었고 그 전에는 사회적기업과 일반기업에서 일을 했습니다. 지금은 생활비를 위해 지역의 공기관에서 계약직으로 일을 하며 노지텃밭 약 300평을 가꾸고 있습니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키우려고 노력하며, 화학비료나 농약은 쓰지 않고 유기농 퇴비나 유기농 제재도 최소화하고 있어요. 기계로 밭을 갈지 않고 두둑에는 풀을 베어 덮어주고 물은 작물이 너무 힘들어할 때만 줍니다. 우리가 먹고 싶은, 일상적으로 많이 먹는 작물들을 이것저것 심었어요. 여름이 되니 가지나 오이등이 엄청 남더라구요. 그래서 마르쉐@를 통해 남는 작물들을 판매하기 시작했어요. 작물을 그대로 팔기도 하고 병조림 등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마르쉐@시장에 아직 몇 번 나오지는 않았지만 지금은 사람을 만나는 것도 매우 큰 이유라고 생각해요. 직접 대면하고 판매하다 보니 한 마디라도 더 하게 됩니다. 마르쉐@에서 같은 고민을 하는 농부님들을 만나는 것도 즐겁고, 먹거리에 대해 고민하고 구매하는 구매자들을 만나는 것도 즐거운 일입니다.

 

도시농부와 농부는 차이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흙을 만지고 생명을 키워내는 일은 장소와 상관없이 중요하고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도시에서 텃밭을 하던 때는 자급의 개념보다는 체험이나 교육의 의미가 강했던 것 같아요. 친구들과 함께하는 공동체 텃밭이었기 때문에 더 그런 느낌이 강했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텃밭에서 우리가 먹을 것들을 농사짓긴 하지만 규모도 작고, ‘이 작물은 어떨지 키워본다.’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친구들도 시간될 때 새로운 것을 경험한다는 느낌이 강했다고 생각합니다. 또, 도시농업은 도시에서 농사를 지음으로써 농사가 나와 멀리 떨어져있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해주죠. 계절감도 알게 해 주고요. 그런 공간이 도시 안에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농사를 지으며 싹이 나올 때, 수확을 할 때, 벌레를 잡아주어 식물의 기운이 되돌아올 때 등 소소한 순간들에 감동합니다. 새벽에 텃밭의 아름다운 얼굴을 보았을 때, 빨갛게 익어가는 알곡을 보았을 때도 무척 행복했어요. 이번에 처음으로 깨를 털어봤는데 근력이 부족하니 힘들더라구요. 여름에 풀을 벨 때 만큼이나 쉽지 않은 경험이었습니다. 이렇게 힘든 일을 도시에서는 돈을 주면 바로 살 수 있기 때문에 알지 못하죠. 힘들기는 하지만 그때문에 얻을수 있는 행복감을 이제는 알기 때문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 모든 것에 노력이, 애정이 있다는 걸 알게 되는 건 참 좋은 일이에요.

 

스스로 키운 농작물은 맛있어요. 작물 본연의 맛을 생의 주기별로 맛보게 되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입니다. 젊은 오이는 아삭해요. 나이가 들수록 껍질이 두꺼워지는데 이게 또 달큰한 맛을 줍니다. 신기하죠. 같은 작물이라도 나이가 들면서 점점 맛이 변한다는게. 이렇게 작물의 전 생애를 지켜보며 먹을 수 있다는 것 또한 축복인 거 같아요.

 

아직은 스스로 자신있게 농부라고 말하지는 못하겠습니다. 농사를 공부중인 초보농부정도라면 모를까. 언젠가 농사가 무엇인지 알게 된다면 농부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우리는 자연과 함께 농사짓는 것을 배우는 재미농부입니다.”

 

송란마켓_원윤신

경기 파주시

 

 

엄마의 꿈과 도전을 돕기위해 농사를 함께 짓기 시작했어요. 전에는 평범한 중소기업 재무회계팀에서 근무했어요. 지금은 가족과 함께 노지텃밭에 콩을 키워서 메주를 만들고 할머니께 배운 옛날 방식대로 장을 담그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가공하여 전통장류와 함께 제철에 맞는 반찬 등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어요.

 

도시농업은 도시에서도 쉽게 접근할수 있는 농업이라고 생각해요. 농부와 도시농부가 다르다고 생각해본적은 없네요.

 

제가 재배한 작물로 만든 된장이나 메주가 맛있다고 해주실 때 농부로서 가장 감동하고 기쁘죠. 저희가 직접 키운 콩으로 만드는 장은 한해한해 다르지만 건강함이 느껴집니다.

 

마르쉐@ 시장에는 사람과 사람이 교류할 수 있는 시장이라서 나오고 있어요. 내 작물로 만든 제품에 대한 손님들의 일반적인 평가와 다른 출점자들과의 교류를 통해 배우는게 너무나도 많아요.

 

저는 스스로 농부라고 하기에는 아직 너무나도 미흡합니다. 농부라는 말이 아직도 어색하네요.
“저는 소소한 도시농부입니다”

 

꿀.건.달 [꿀이아주.건강하고.달콤하군]

서울 성북구 / 서울 성북구,경기 고양시, 강원 철원

 

 

‘꿀.건.달’은 아버지에서 아들로 이어지는 가업이에요. 오랜 세월 벌들과 청춘을 지내온 벌쟁이 아버지께서 40여년간 이어온 가치를 저버리기 싫었고, 양봉과 벌꿀에 대한 인식을 바꿔 나가야겠다는 궁극적인 목표를 갖고 양봉을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2년 전 학업과 취업에 대한 고민을 접어두고 부모님의 일손을 돕게 되었습니다. 주변 환경과 사물을 관찰하며, 어떻게 우리 농가의 가치를 키워나갈 것인가 고민하여 개선점들을 찾아나가게 됐습니다. 학습해온 전공을 살려 스토리텔링, 마케팅, 유통, 포장재료에 대한 설계를 해나가게 되었어요.
전에는 졸업을 앞둔 취업 준비생(디자인 전공)이었으나 지금은 학업을 병행하여 양봉을 하고, 가족 사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현재 아직 졸업 학기나 남아 학교를 다니면서 전업 양봉을 하고 있어요.

 

저희 꿀은 달콤함, 그 이상의 맛이에요. 꿀벌은 애정을 쏟은 만큼 보답해줘요. 저희는 개화시기별로 서울과 경기도 그리고 강원도로 이동양봉을 해오고 있으며, 벌들이 그 시기마다 지역마다 가져오는 꿀의 맛과 향이 다르다는 것을 공유해 나가고 있습니다. 다양한 꿀에 대한 취향을 개인화 하고 세분화 하는 방식으로 해나가고 있어요. 문화의 변화에 맞춰 1인용 소분 포장된 벌꿀용기와 꿀을 먹는 사용 상황, 꿀과 식재료들의 어울림을 찾아나가고 있습니다.

 

도시농업은 도시도 살아숨쉬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도심속의 오아이스이자 자급자족의일환으로요.
그런데 도시는 계속해서 변화하고 빌딩이 들어서며 벌들을 놓을 수 있는 공간적인 제약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꿀건달의 농가는 1980년도부터 도심인근에서 양봉을 이어오고 있는데, 계속해서 환경이 변화하며 벌통을 놓을 수 있는 공간이 협소해짐을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꿀벌과 같은 경우엔 이동 반경이 약 2km 정도 되는데요, 벌들이 오고가며 주민들이 쏘이는 것 뿐만이 아닌 꿀벌의 배설물로 인한 민원도 많습니다. 해결하기 힘든 어려운 문제점이 상당히 많습니다.
지금으로서는 꿀벌과 양봉의 이로움을 공유해나가며, 사람과의 관계와 인식을 바꿔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어릴적에는 아버지의 일손을 돕기싫어 요령을 피우고 꿀벌을 지독하게 싫어했었는데, 지금은 꿀벌과 벌꿀 밖에 모르는 저 자신을 보며 스스로 양봉가로서의 감동과 기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직접 양봉을 하다보니 사람들의 국내산 꿀에 대한 불신이 많아 가장 힘들고 안타까웠어요. 무너진 신뢰를 회복해나가는 것이 양봉인으로서 앞으로의 큰 숙제라 생각합니다.

 

처음 마르쉐@ 시장에서 농부의 자녀들과 젊은 농부들을 보며 큰 자극제가 되었어요. 도시에서도 꿀벌이 살아숨쉬며, 지역마다 가져오는 봉산물의 맛과 향이 다르다는 것을 알려나가고자 마르쉐@ 시장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스스로 키우는 작물과의 친밀감을 느낄 때 농부가 된다고 생각해요. 저도 그렇게 꿀벌농부가 되었네요.
“저는 꿀을 통해 꿈을 키워나가는 도시농부입니다.”

 

베짱이농부 _ 류점렬

경기 광주시 퇴촌면

 

 

친환경 농산물을 유통에 납품하는 회사에서 기획과 상품개발 일을 하다가 거래처 사장님 권유로 농사를 짓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농사를 지으며 농업 컨설팅 일도 같이 하고 있어요.
비닐하우스 1,200평과 노지 600평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친환경 무경운, 무농약으로 자연재배에 도전중이에요. 제가 키운 농작물은 5가지 맛을 다양하게 가지고 있어요. 샐러드와 다양한 퓨전 요리로 먹을 수 있고, 1년에 2회 정도는 개인적으로 주변에 농산물을 기부하기도 해요. 80%를 계약재배하고 있고요, 고급식당이나 소비자 직거래로도 판매하고 있어요. SNS교육을 통해 알게 되어 마르쉐@ 시장에도 참여하고 있어요.

 

일반 농부로 거래처 납품할 때와 여러 작물을 실험 재배하고 연구할 때 그리고 내가 키운 농산물로 초대손님들에게 요리해줄 때, 도시 가까이에서 여러가지를 시도해보는 도시농부로서 지역에서 농사짓는 것과의 차이를 조금씩 느껴요.

 

도시농업은 도시에서 먹거리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고, 신선한 야채를 먹고 &직접 가꾸는 취미생활로도 의미가 있지요. 도시에서도 자연과 친화력을 높여주며 치유의 기능도 하고 있고요. 도시에서 농사를 지으면 아무래도 흙이 다르고, 좁은 재배 공간의 단점이 있지요. 신선한 야채를 바로 이웃과 나눔 교류를 할 수 있는 장점도 있고요.

 

씨앗을 뿌려 새싹이 날때, 그리고 밭에 정식하고 자라는 모습을 볼 때 농부로서 가장 기쁘죠. 농사를 지으며 경제적인 부담 때문에 힘들때가 있고요, 정성껏 키운 농산물을 누군가 훔쳐간 적이 있는데 그럴때 참 힘들었어요. 그래도 직접 키운 농산물로 제품을 개발(포장법&먹는법&이름)보급 하여 농가소득 올릴때, 그리고 건강한 야채를 소비자가 먹는다고 생각할 때 농부가 되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농사 3년차 이후부터는 제 스스로도 농부라고 생각이 들어라고요.
“저는 다양한 농산물을 기르고 연구하는 베짱이 농부입니다.”

 

* 해당 프로그램은
2017 서울도시농업축제의 일환으로 진행됩니다.
2017 서울도시농업축제 내용 자세히 보기
goo.gl/VSxQp

주관 서울시 주최 마르쉐친구들

*다음시장일정
[11/11 (토) 마르쉐@혜화] [11/18 (토) 마르쉐@문화비축기지] [11/25 (토) 마르쉐@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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