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쉐@농가브랜딩프로젝트 1-3 홍성자연재배협동조합] 홍성자연재배협동조합 X 신영은 디자이너
[마르쉐@농가브랜딩프로젝트 1-3]
홍성자연재배협동조합
X
신영은 디자이너
파주타이포그라피학교 더배곳 재학중
홍성자연재배협동조합은 여러 가족이 옹기종기 모여 자연농을 함께 일궈나가는 훈훈한 대가족입니다.
자연재배라는 결코 쉽지않은 과제를 꾸준히 풀어가는 동안
미처 신경쓰지 못했던 디자인의 소소한 부분들을
한아름 채울 수 있어 기쁘다는 이야기를 전해주신 조합의 이연진 부부의 글과
마지막까지 하나하나 꼼꼼하게 챙겨주신 신영은 디자이너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홍성자연재배협동조합” 이연진 부부의 이야기>
서울에서 김서방 찾기는 어려워도 마르쉐에서 홍성자연재배협동조합 찾기, 이제는 쉬워요~!
2014년 4월, 마르쉐 농부로 홍성자연자연재배농부들이 출점한 지도 1년이 훌쩍 지났네요.
처음 출점하던 날, 내가 키운 농산물들에 대해 궁금한 것을 직접 묻기도 하고 행복한 얼굴로 구입해가시던 마르쉐식구들을 보며 굉장히 설레고 흥분되었던 기억이 아직도 머릿속에 선명합니다.
우리가 키운 농산물을 기다리고 궁금해하고 좋아해주시는 마르쉐식구들은 홍성에서 서울이라는 비교적 먼 거리임에도 어김없이 마르쉐장터로 갈 수 있게 해준 힘이 되었지요. 하지만, 홍성자연재배협동조합에 소속된 농부는 모두 6명. 한 달에 한 번씩 돌아가며 마르쉐에 출점하기로 한 터라 한 농부가 마르쉐 장터에 나가는 횟수가 고작 1년에 두 번밖에 되지 않았어요. 이러니 매번 가는 농부의 얼굴이 달라지고 마르쉐식구들은 우리가 어디에서 올라온 농부들인지 매번 몰라 물어보기도 하였어요.
또, 농사만 짓던 농부들은 농산물을 눈에 잘 보이게 진열하고 포장하는 방법이 서툴러 매번 애먼 테이블 위 농산물만 만지작거리기만 하다 팔지 못하고 오기도 한 적도 많았고요.
뭔가 변화가 필요했어요. 마르쉐에서 우리가 짓는 자연농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홍성자연재배협동조합을 제대로 설명하고 싶었지요.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우리를 알려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적었어요. 그래서 마르쉐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지요.
저희의 마음을 읽어준 마르쉐 친구들은 마르쉐에 출점하는 농부 세 팀을 선발해 각각 팀의 특색에 맞춰 도구를 제작하고 알리는 전시 프로젝트를 시작하기로 했어요. 이 프로젝트는 지난 8월 시작되었어요.
신영은 디자이너를 만나 홍성자연재배협동조합을 소개하고 마르쉐에서 어떠한 농산물을 주로 판매하는지 그리고, 어떤 느낌의 판매대를 꾸미고 싶은지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지요. 디자이너님은 혼자 구상하고 제작하지 않고 매번 저희 농부들의 의견과 생각을 디자인에 반영하려 애써주셨어요. 1차 시안과 2차 시안을 받아 보면서 계속 의견을 나누고 조율했어요. 그렇게 해서 홍성자연재배협동조합을 알릴 수 있는 명패 제작, 농산물품을 눈에 띄게 전시 할 수 있는 전시대, 협동조합 상징물과 색깔, 가격표시판, 도장과 스티커 제작까지… 배려심이 많은 디자이너님 덕분에 해보고 싶었던 홍보물품을 많이 만들 수 있었어요.
홍성자연재배협동조합에서도 마르쉐식구들에게 보다 친숙하게 기억될 수 있게 마르쉐 장터를 사랑하는 대표(?) 농부 두 가족만 번갈아 가며 출점하도록 했지요.
이제는 마르쉐식구들이 판매대 위에 걸린 명패만 보아도 홍성자연재배협동조합을 알아 볼 수 있게 되겠지요?^^ 농산물 포장에 찍힌 도장과 스티커를 보니 우리의 얼굴 같고, 그래서 정성이 안 들어갈 수 없을 것 같아요. 마르쉐 장터는 얼굴을 직접 마주 보며 서로를 믿는 마음으로 농산물을 나누는 장터이지만 농산물 포장에 우리의 얼굴과 이름까지 들어가 있으니 더욱 막중한 책임감이 느껴집니다.
마르쉐에서 협동조합의 가치와 자연농으로서의 삶의 철학을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해요. 더불어, 이번 전시프로젝트로 농부와 몇몇 사람들만 알고 있던 자연재배농산물의 가치를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빨리, 효과적으로 알려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셨습니다.
이제는 좀더 자신감을 가지고 마르쉐식구들에게 우리 농사짓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겠어요. 촉박한 시간이었을 텐데 끝까지 배려있게 도와주신 신영은디자이너님과 기획을 도와주신 마르쉐친구들에게 감사합니다.
<”홍성자연재배협동조합”의 디자인을 함께한 영은씨의 이야기>
홍성은 처음이었다. 오랜만에 탄 새마을호 열차가 여행의 흥을 한껏 더 올려주었다. 홍성팀을 만나기 전 인터넷으로 몇 가지 검색해보았는데 알면 알수록 궁금증이 더해졌다. 창밖 풍경이 점점 푸르스름해지더니 홍성에 다다랐다. 워낙 돌아다니기를 좋아해서 많은 지역을 다녀봤지만 이렇게 마을 전체가 한가로운 느낌은 처음이었다.
마침 협동조합 회의가 있어 함께 참여했고 브랜딩 프로젝트에 대한 여러 아이디어를 들을 수 있었다. 자연재배를 엄격하게 지키는 팀이라고 들어서 조금 긴장했는데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이야기가 계속됐다. 마르쉐에서 제안한 브랜딩 프로젝트 내용은 아이덴티티 디자인과 명함, 명패 제작, 그리고 약간의 디스플레이였는데 홍성팀은 이미 아이덴티티와 명함, 리플릿이 있었다. 그래서 농부 측은 명함 대신에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스티커나 스탬프의 제작을 의견으로 내놓았다. 회의 후에는 홍성 조합의 밭을 구경하며 자연재배와 유기농법의 차이에 대해서, 홍성에 정농회가 들어온 이야기 등을 들을 수 있었다. 확실히 인터넷으로 조사했을 때보다 실제로 밭을 거닐며 들으니 더욱 쉽게 이해됐다. 자연재배이다 보니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 있어서 숨은 보물을 찾듯 열매를 찾았다. 그렇게 발견된 열매는 구경꾼에게나 농부에게나 더욱 값지게 느껴졌다. 농부들은 서로의 밭을 자랑하기도 하고 이것저것 팁을 주고받기도 했다. 단정한 주말농장의 풍경과는 달리 무성한 풀속을 걸어서인지 다음날은 약간의 근육통이 있었다.
홍성팀은 아이덴티티가 있어 숙제가 줄어든 느낌이라 디스플레이에 힘을 더욱 싣고자 했다. 지난번 홍성을 방문하고 서울로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 홍성의 여운이 가시기 전에 이것저것 스케치를 해보았다. 농부가 확고하게 원하는 이미지가 없는 것이 오히려 생각을 확장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이때 떠오른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2가지 시안을 만들어 서울, 예술가의 집에서 두 번째 만남을 가졌다. 재밌게 작업한 만큼 홍성에서도 만족스러워하셨다. 메인 컬러가 있었으면 좋겠고, 기존 캘리그래피 아이덴티티에 어울릴만한 심벌이 디자인되면 좋겠다는 의견이 덧붙여졌다.
홍성에서는 전적으로 나를 믿고 따라주는 느낌이라 진행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확정된 시안을 들고 시장조사에 나섰다. 마치 신혼집을 꾸리는 듯한 기분으로 고속터미널이라는 신세계를 염탐했다. 온갖 인테리어 소품을 보니 머릿속으로만 그렸던 이미지가 드디어 실현되는 느낌이었다. 인터넷으로 알아보고 구입할 수도 있었지만 평소에 옷 하나도 인터넷으로 구입하는 것을 못 미더워하는 성격이라두어번직접발품을팔았다.그러다보니웃지못할에피소드도 몇몇 생겼다. 이를테면 내가 을지로에 가면 비가 온다거나하는.
마르쉐 첫번째 오픈. 이것저것 챙기다 보니 짐이 한짐, 게다가 진열대 크기가 만만치 않았다. 서울의 주말은 아침부터 붐볐다. 시장이 오픈하기 15분 전 겨우 도착해서 속사포로 짐을 풀어 세팅했다. 막상 디스플레이를 해놓고 보니 아쉬운 점들이 눈에 들어왔다. 다른 팀의 디스플레이를 보며 보완해야 할 것들이 떠오르기도 했지만 일단 예쁘고 맛있는 게 참 많더라. 부족한 부분도 있었지만 무사히 세팅했고 날씨도 참 좋고 한결 마음이 가벼웠다.
마르쉐 두번째 오픈. 지난 9월 마르쉐를 경험한 홍성팀은 전반적으로는 만족스러웠으나 진열대 높낮이 조절, 이동의 편리를 위해 조립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피드백으로 돌아왔다. 진열대는 이미 완성품으로 제작된 것이라 쉽사리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다. 진열대 수정 작업으로 아쉽게도 두 번째 마르쉐에서 진열대를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번 명패인 현수막 천을 광목으로 바꾸고 실크스크린으로 로고를 찍었다. 상품에 스티커를 붙였더니 제법 모양새가 갖춰졌다.
홍성팀에서 전적으로 믿어주어 아이디어를 짜고 구현하는데 자유로웠다. 욕심부린 만큼 결과물이 잘 나와서 뿌듯했다. 마르쉐 쿠폰으로 받아서 마르쉐를 경험하는 것이 좋았다.
협력 파주타이포그래피학교
진행 한지인
주관 마르쉐친구들
후원 베이직하우스